리빙

아름다운 운하를 품은 집! 레이던에 자리한 마리아의 근사한 홈 #마이월드

2024.06.20

by 소지현

    아름다운 운하를 품은 집! 레이던에 자리한 마리아의 근사한 홈 #마이월드

    네덜란드의 역사적인 운하 도시 레이던에 자신만의 취향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안식처를 완성한 마리아 엘레나(Maria Elena)의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아홉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 레이던에 거주 중인 마리아(@studio_mariaelena)입니다. 학부 시절 법학을 전공했고 법률 및 공증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어요. 전공을 살려 직업을 갖게 된 것은 감사했지만, 개인적으로 일에서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찾긴 힘들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 더 수준 높은 창의적이고 흥미진진한 직업을 갈망했죠.

    그러던 차에 어머니와 함께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디렉팅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도전과 모험을 통해 제가 품고 있는 진정한 열정을 근사하고 매력적인 집 만드는 일에 쓰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죠. 집의 완벽한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모든 단계에 제 능력을 발휘하길 원한다는 것도요.

    그래서 팬데믹 시기에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인테리어 디자인 과정을 수강하며 전문 지식을 쌓았어요. 이를 바탕으로 제 아이디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며 관심과 인기를 얻기 시작했죠. 과감히 직업을 바꾼 것, 매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한다는 사실에 매우 만족해요.

    MY HOME 1년 6개월 전쯤, 저희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남부에 자리한 매력적인 도시 레이던으로 이사했습니다. 남편이 오래전부터 바다 근처에서 살길 원했고, 저 역시 아름답고 역사적인 모습에 매료돼서 자연스레 이 도시에 정착했어요.

    레이던은 1575년부터 네덜란드의 가장 오래된 레이던대학교를 중심으로 성장한 대학 도시이자 아름다운 운하를 품은 곳이에요. 저희 집은 이 운하와 싱그러운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1901년에 지은 건축물입니다. 정원에 보트를 마련해뒀는데, 이런 환경은 저희에게 놀라울 정도로 큰 자유와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집 내부에는 세월의 흔적이 깃든 디테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이전 소유자가 철거한 상태였어요. 제가 원하는 요소는 남기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취향에 맞게 개조했고, 전반적으로 리모델링을 했죠.

    INSPIRATION 항상 지중해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어머니가 스페인 출신이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지중해 특유의 따뜻하고 아늑한 무드를 추구하죠. 이 무드를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소비생활에서도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인테리어는 영감과 활력을 주는 동시에 안전하고 평화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홈 스타일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세컨드 핸즈나 빈티지 가구입니다. 이러한 오브제들이 공간을 좀 더 독특하고 개성 있게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또 리넨, 우드, 주트(황마와 같은 삼베), 울, 뱀부 같은 천연 소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에요. 이런 소재들은 집에 평화로운 무드를 더해주거든요. 베이스는 차분하고 정갈하게 유지하고 유니크한 빈티지 오브제로 재미와 즐거움을 더하는 편이에요. 즉 안전하고 고요한 안식처이자 독특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 사이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는 것을 선호합니다.

    FAVORITE PLACE 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다름 아닌 키친이에요. 그야말로 저희 집의 ‘심장’ 같은 공간이죠. 채광이 잘 들도록 설계한 넓디넓은 창 덕분에 하루 종일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는데요. 그 때문에 빛이 항상 머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또 정리 정돈과 가구 배치 등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한 덕분에 키친에서 다양한 촬영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COLORS OF HOME 저희 집을 구성하는 요소, 예를 들어 벽과 대부분의 가구는 산뜻하고 가벼운 무드예요. 그래서 목공 작업이 필요한 곳곳에 핸드크래프트 & 월페이퍼 브랜드인 ‘패로우 앤 볼(Farrow and Ball)’의 ‘오프-블랙’ 컬러를 적용했어요. 무겁거나 과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밝은 화이트 톤 벽과 균형을 이루어 그윽하고 짙은 색감이 돋보이게 해서 참 아름다워요.

    집에 있는 모든 창틀을 이 컬러로 페인트칠했는데, 그중에서도 키친 채광창의 존재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주는 기특한 컬러예요. 또 깊고 따뜻한 컬러가 침실의 뱀부 블라인드, 리넨 커튼과 어우러져 고즈넉하고 편안한, 코지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MUSIC FOR HOME 콜롬비아의 배우이자 싱어 플로라 마르티네스(Flora Martínez)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플로라가 선보이는 차분하고 따뜻한 무드의 노래를 좋아해요. 집에서 듣고 있으면 ‘풍부한’ 느낌이 들거든요. 일할 때는 물론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 또는 저녁 식사 중에도 그녀의 음악을 틀곤 해요. 영어와 스페인어 버전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두 버전 다 저희 집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요!

    Courtesy of Lola James Harper

    SCENT WITH HOME 이 질문을 받고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2013년 6월 파리에서 창립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롤라 제임스 하퍼(Lola James Harper)의 ‘213 뤼 생토노레 에어(213 Rue Saint-Honoré Air)’ 향이 집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이 향은 제가 레이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리빙 & 패션 숍인 ‘안트라싯(Antraciet)에서 구입하곤 하는데요. 파리 생토노레가 213번지의 전설적인 부티크 콜레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내추럴하면서도 모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상큼하고 싱그러운 청록빛 무화과 향이죠. 집에 도착해 이 향기를 맡으면 곧바로 평온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PERFECT DAY AT HOME 집에서의 완벽한 하루를 그린다면 가족 모두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찬 순간이 떠오릅니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고, 거실이나 물가, 정원에서 다 함께 즐겁게 노는 풍경이요. 또 남편이 집을 가꾸는 동안, 그 사이를 오가면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하고 이후엔 저희 집은 물론 클라이언트를 위한 새로운 인테리어 프로젝트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MEANING OF HOME 집은 항상 돌아가고 싶고 평화를 선사하는 안식처입니다. 또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있고 사랑을 주고받고 있음을 느끼는 곳이며 가장 아끼는 사람들, 가족과 함께 살아왔고,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유일무이한 곳입니다.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시리즈 칼럼입니다.

    포토
    Eliza Zarah Goed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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